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불쨔이모

푱풍 2017.12.27 08:00

 불쨔이모 뭔가 오랜만에 집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.

그는 젓가락과 젓가락 사이를 벌렸다가 좁혀보며

자신이 제대로 젓가락질을 하고 있는지 보았다.

그  불쨔이모 움직임에는 별 다른 문제는 없었고 젓가락은 잘 움직였다.

확인을 하자 마자 그는 젓가락으로 밥을 조금 떠 보았다.

전기 밥솥에 있던 밥이라서 집어 올리자 마자 김이 조금 피어 올랐다.

집어 올린 밥을 입속에 넣어 우물거려 보았다.

밥알이 부드럽게 씹혀 들어가는게 너무 좋았다.

씹으면 씹을 수록 조금씩 느껴지는 단 맛도 좋았다.

오늘은 뭔가 입맛이 잘 도는 날이라고 생각했다.

그는 이번에는 멸치 반찬을 집어 올려 보았다.

멸치의 겉 면에 잘 입혀져 있는 물엿이 반짝이고 있었다.

원래 은빛으로 반짝이는 멸치가 노란 액체에 덥히니

마치 황금이 빛을 반사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.

그 멸치 불쨔이모  한마리를 입에 넣고 우물거려 보았다.

처음에 느껴진 것은 물엿이 내는 단맛이었다.

혀에 느껴지는 달콤함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.

그 단맛의 뒤에는 멸치가 내는 짠맛과 감칠맛이 느껴졌다.

은은한 그 바다의 맛에 눈을 감고 음미해 보았다.

거기에 밥을 조금 떠서 같이 먹어 보니 더없이 행복한 맛이었다.

아, 정말 행복했다.

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.

이런 흔한 멸치 반친이지만 그 맛에 너무나 행복했다.

조금만 더, 조금만 더 이 맛을 느끼고 싶었다.

하지만 다른 반찬도 먹어 보고 싶었다.

그런 그의 시선에 잘 익은 배추김치가 보였다.

한국인의 식단에 빠질 수 없는 그 김치.

잘 익어서 살짝 노란빛을 띄면서도 기본적으로는 흰색인 배추의 줄기부분.

그 부분 불쨔이모 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다.

맛좋은 그 부분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어 보았다.

오도독 오독 도도독

배추의 섬유가 이빨에 의해 끊어져 가면서 소리를 내었다.

그 소리와 함께 짠맛과 신맛이 섞여 들어갔다.

묵은 김치의 그 신맛은 참으로 시원하고 좋았다.

거기에 김치에서 은은하게 느껴지는 그 맛은

김치 양념에 조금씩 들어간 쭈꾸미의 맛이었다.

이상하게 맞지 않으면서도 먹어보다 보면 기묘하게 괜찮은 그 맛.

그런 맛의 합창곡이 그의 입안에서 올려퍼지고 있었다.

아, 정말 행복하다.

그는 그렇게 생각했다.

언제나  불쨔이모 먹는 그 식사지만 그는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했다.

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,

그 식사를 먹으면서 그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.

"엄마." 불쨔이모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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